해리포터 원서로 영어 공부하기

해리포터 영어 원서 읽기를 추천하는 이유 (수준, 방법)

반더킴 2021. 7. 11. 10:43

집에 해리포터 시리즈 영문 원서를 가지고있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.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큰맘먹고 구매를 했을 수도 있고, 해리포터 덕후로서 원서로도 읽어보고싶어 구매를 했을 수도 있다.

구매 이유야 어떻든 해리포터 시리즈를 영어로 완독했다면 1. 영어실력 향상과 2. 시리즈 자체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재미,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있다. 거기다 대부분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을 해냈다는 뿌듯함은 덤이다.

해리포터 시리즈 영문판 (미국판)

 

어느 정도 수준이면 해리포터 원서 읽기가 가능할까?


원어민 기준 초등학교 3~4학년 정도면 읽기가 충분히 가능하다. 태생이 아동도서기때문에 아주 어려운 표현들이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. 마법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낯선 단어나 소설에서 주로 쓰는 문어체 표현이 종종 나오긴 하지만 반복적으로 나오기때문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.

한국에서 영어교육을 잘 받은 학습자 기준으로는 읽기 자체는 고등학생 이상(혹은 토익 600점 이상)이면 가능하지만, 재미를 느끼면서 완독까지 하려면 대학생 이상(혹은 토익 900점 이상)을 추천한다.

좀 더 정확히 말해 한 문단에 모르는 단어가 평균 두세 단어 이하면 충분히 완독할 수 있다. 모르는 단어가 세 단어를 넘어간다면 좀 더 쉽게 쓰여진 책을 먼저 읽고 해리포터 시리즈로 넘어오는 것이 좋다.

개인적인 경험을 나누자면, 외고 합격 후 중 3에서 고 1 넘어가는 방학 때 호기롭게 6권 혼혈왕자를 하드커버로 사서 읽었었는데,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가 10개가 넘어갔고, 그걸 또 일일이 찾아읽었다. 그래서 당시 열정까지 더한 덕력에도 불구하고 100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중도포기하는 사태가 일어났다. 영어 꽤 잘한다고 했던 때였지만 어림도 없었던 것이다. (참고로 혼자 완독을 한 첫번째 영어 원서는 대학생 때 읽은 "마틸다"였다. 길이도 짧고 표현도 쉬워 진입장벽이 낮다.)



하지만 사실 그렇다. 완독은 정말 쉽지 않다. 1~2권은 그나마 페이지수가 아주 많지 않지만 3권부터는 급속도로 늘어 웬만한 끈기가 아니면 끝까지 읽기가 어렵다. 가장 큰 허들은 1권에서 호그와트 입학 전까지의 지리한 인트로기때문에 1권조차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.

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서 읽기를 추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.

 

1. 영어 실력에 정말로 도움이 된다.

 

  • 특정 단어들만 반복되는 전공서적이나 업무 관련 문서 등에서 보지못한 새로운 단어와 표현을 익힐 수 있다.

 

  • 영상 시청과는 달리,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다양한 문형을 접할 수 있다.

 

  • 한 권에 몇백 페이지씩을 읽다보니 자연스레 읽기 속도가 향상된다.


그래서 영어로 된 다른 서적이나 문서를 읽는 것도 굉장히 수월해진다.

 

2. 한글판에서는 미처 알지못했던 재미와 이해를 느낄 수 있다.



황순원의 "소나기"를 아무리 훌륭한 번역가가 외국어로 번역을 했어도 한국어 원서의 감칠맛을 따라갈 수 있을까? 마찬가지다.

예시를 들어보자.

  • "위즐리 형제의 장난감가게"는 원문이 뭐였을까? 바로 "Weasleys' Wizard Wheezes"다. 직역하면 "위즐리들의 마법사 장난"인데, 세 단어 모두 발음이 "위-"로 시작하여 음운적으로 재밌고 WWW로 줄일 수 있다.

 

  • 해리의 첫사랑 이름은 "초 챙"이다. 책에서 딱히 동양인이라는 묘사가 없기 때문에 한글로만 읽었던 나는 영화화되기 전까지 초챙이 동양계라는 것을 몰랐다. 하지만 영어로 봤다면? "Cho Chang". 누가 봐도 중국계 Chang씨다.

 

  • 지니는 뒤에서 플뢰르 델라쿠르를 "가래"라고 놀리는데, 플뢰르의 프랑스 악센트가 가래 끓는 소리 같다고 해도 왜 굳이 가래인지 알 수 없었다. 영어로 "가래"는 "Phlegm" (발음: flem). 알고보니 플뢰르(Fleur)와 발음이 비슷했다.

 

  • "혼혈왕자"는 영어로 "Half-blood Prince"다. 사실 이 Prince는 왕자가 아니라 성씨 프린스였지만 한국어판으로만 읽었다면 추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다.

 

  • 위즐리 쌍둥이가 개발한 변비약 이름은 "U-No-Poo"다 (너는 응가를 하지 못한다는 뜻). 이 이름은 "그 사람 (You-know-who; 볼**트)"와 유사한 발음으로, 말장난을 한 것이다.


영문판으로 읽는다면 위의 예시 말고도 수많은 말장난과 언어 코드를 100%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.

해리포터 시리즈 원서 (영국판)

 

그렇다면 어떻게 읽어야할까?

 

  • 모르는 단어는 일단 넘어가라

한 문단에 모르는 단어가 2~3단어 이하고 그 단어가 핵심단어가 아니라면 흐름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. 문맥을 통해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경우도 많고, 의미를 알지 않아도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.

모르는 단어 하나 하나 찾아가며 읽다보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흥미도 떨어지니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.

  • 일정 시간을 정해 꾸준히 읽기

꾸준히 읽기는 쉽지가 않다. 출퇴근시간, 자기 전 11:00~11:30 사이 30분, 아침에 7:00~7:30 사이 30분, 이런 식으로 시간을 정해서 읽는 것이 꾸준히 읽기에 도움된다.

  • 읽기 파트너를 만들어라

해리포터 원서 읽기를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친구나 가족과 함께 도전하라. 같이 도전하다보면 서로 모티베이션도 되고 새로 알게 된 내용을 공유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다.

  • 미리 내용을 파악하라

한국어판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미리 대강 내용을 알고있는 상태에서 원서를 읽으면 내용 이해도 훨씬 쉽고, 한국어판에서 캐치하지 못했던 부분을 캐치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.



한국어판은 번역 후 책 페이지수가 늘다보니 한 권을 여러 권으로 쪼개어서 그 수가 굉장히 많지만, 원서는 단순하게 일곱 권이 다다. 그래서 풀세트를 사도 가격도 저렴하다! (2~3만원대 구입 가능) 그러니 이건 당장 구매각이다. 구매는 빠를 수록 좋고 읽기도 빠를 수록 좋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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